나이키 프레스토) By 안경 쓴 거북이. 남대문 아이디어 안경점 방문기 (Feat: 오프화이트

 

2021년 처음 찾은 남대문의 아이디어 안경점. 주변을 지날 때 테스토도안경박물관의 개장 일정을 알리기 위해 들른 자리였다. 하지만 이곳 사장인 손병무군은 전화로 뮤지엄오픈은 아무것도 아니라니 뭘 상상해도 그 이상이라며 나이키 광고에 싸먹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그리고 거북이와 관련된 라틴어 이름까지 들어간 박물관 개장과 맞먹는 놀라운 일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호기심에 찬 표정을 애써 지우며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특별히 볼 것이 없는 캐주얼한 일상 포스팅임을 알리는 것이다.~

들어가자, 그는 두툼한 손으로, 손님의 검안치를 측정하고 있었다. 남의 벌이에 흠을 내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저열한 일이라서. 행여 영업에 방해가 될까… 홀로 서서 안경을 보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영국 하우스 브랜드 Cutler and Gross 프레임. 이 안경을 보고 있는데 아직도 킹스맨 2탄에서 보스 아주머니가 부하 아저씨를 고기 굽는 기계… 일명 민치기에 곱게 갈아놓은 장면이 절로 떠오른다. 그후로 왠지 인터넷에서 집에서 사용하는 민스를 찾아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싸다. 약 5만원 이하로 구입할 수 있다. 관심있는 사람은 집에 사놓고 뭐든지 바꿔보도록..

아메리칸과 프렌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에서는 찾기 힘든 영국 맛안경 브랜드의 영화 실사판 버전인 MP0847 모델. 사비로발의 보수적인 위트를 맛볼 수 있는 프레임이다. 사실상 대체제로 여겨졌던 M0822 모델이 하이브릿지 애비에이터 스타일의 느낌에 가깝다면 이 모델은 스퀘어 타입보다 옆으로 약간 넓어졌다. 보통 Rectangle이라고 표기되는 Wrapping 스타일의 디자인을 하고 있으며, 정장을 입고 있으면 복고풍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유사한 착샷은 아마 입생로랑이 착용한 Nylon사의 Peerage 모델 정도가 될 것이다.

극에서 이태원 헤루 카페-의 도토리 헤어 스타일이 유사한 남자가 입고 등장하며 하굼테복 샷의 레알 정석을 보이고 준 0755모델도, 김 구스만 버전으로 발매된 것 같다. 왠지 요즘 화려한 하금태를 많이 쓰는 편인데…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선이 잘 다듬어져 렌즈 림의 세로 길이가 긴 하금 프레임을 코가 있는 인간이 사용하면 그보다 더 잘 어울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에서 이 안경을 쓰고 있는 대머리 업화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사는 수많은 대머리에게 위안과 희망을 준 적이 있는데, 서양인의 발종특이라는 것이 있다. 동양인에게는 적용할 수 없는 일도 있으니 주의해 달라.

매장 위에는 이처럼 크라운 팬트 컬렉션이 울긋불긋 눈에 띈다. 볼드한 라인의 크라운 팬트를 선택해 판매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프랑스 하우스 브랜드 레스카의 PICA 모델.개인적으로는 디자인상으로는 Vintage1964 쪽이 엔드피스 디자인이나 렌즈 모양, 가로 세로 면에서 더 예쁘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냥 안경만 봤을 때 얘기고 실제로 착용하려면 이 반짝이 모델이 쉽다. 물론 자신에겐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본인의 얼굴에는 적당히.. 아니, 간단하게.. 들어가지 않아.. 여기서 반짝이는 선글라스버전을 구입해서 현재 쓰고있는중이다. 덧붙여서 선글라스버전은 좀 큰 감이 있다~

역시 그루버의 M&B 라운도 본인의 얼굴 사이즈 면에서 2%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사실 렌즈 모양은 작지 않지만, 엔드 피스가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그런 프레임이다. 이건 억지로 쓰고는 있네.

매장 위를 보면 또 누군가가 꺼내 사용한 흔적이 역력했던 레스카 프레임이 드리워져 있다.처남이 쉬는 날이라 혼자 손님을 응대하다 보니 치울 수가 없는 것 같았다. 꺼내서 보여달라고 할 분위기가 아니어서.. 이런 너를 보는 건 안경 구경에 큰 도움이 됐고.

모아보면 형형색색의 사탕처럼 작고 예쁜 안경. 확실히 작은 안경은 예쁘다. 다만 시무룩한 얼굴을 하면 얼굴이 더 병들 뿐이다. 본인은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작은 안경을 쓰지 못하는 얼굴 중 한 사람이다. 우선 PD 길이가 3만 광년 정도 되기 때문이다.

레스카의 YOGA 모델. 정말 이런 안경이 어울리는 인간은 안경인으로서 축복받았다고 찬사를 보낼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스타일을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리얼 빈티지 디자인에 비해 생각보다 상당히 마일드한 맛으로 디테일을 약간 조절한 버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프렌치 빈티지 프레임은 디자인의 명칭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 디자인도 상단의 루프라인에 따라 크라운 팬트로 분류될 것이다. 이걸 보면 일본의 옵화들이 만든 크라운 팬트라는 단어 정말 요긴하게 쓰일것 같아서..

이 아치형 브릿지를 가진 P21모델의 디자인은 요즘 보면… 일본의 옵파들이 German Panto라고 누르고 있는 것 같아.. 유래가 어떻든 예쁘기는 하다. 전혀 독일 맛이 안 나는데. 이 아치형 브릿지를 조금씩 바꾸어 가지는 모델은 성수동 라시트포의 De Fontaine이며 프레임 몬타나에서 곧 출시되는 신모델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은 성수동 라시트포의 De Fontaine이다.

안경을 보면 이 추위와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함께 들어와서 안경을 맞추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당장 렌즈를 맞춘 내 안경 내놔!라고 호통을 치는 아버지와 팔짱을 끼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비난하는 자세로 송 사장을 바라보는 가족 단위 두꺼비가 인상적인 날이었다.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인 채 일하고 있는 선자장의 굽은 어깨에서 가장의 무게가 느껴지고.

반대편 입구쪽 구석에서 혼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고, 이상한 미소로 이야기하면서,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는 이상한 여성 손님의 미소가 아름다웠다. 이처럼 서울 한복판에 있는 던전 남대문은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핍박받는 송 사장을 뒤로하고 혼자 다시 안경 삼매경에 빠져 일본 하우스 브랜드 줄리아 스탈트의 라인업도 친절하게. 선반 위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타르트 옵티컬의 DNA에 타미오가라 오브화 향을 불어넣은 줄리어스 타르트 JTO의 AR 모델.렌즈 림 하단의 도톰한 디테일이 매력적인 모델이다. 줄리아스타르트의 AR은 기본적으로 빈티지 아넬의 44사이즈를 기반으로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실제로도 44사이즈가 균형면에서 우수하다. 개인적으로는 46사이즈를 한 장 보유하고 있다. 두 사이즈를 비교하면 눈이 그냥 구멍인 사람이라도 어느 쪽이 더 예쁜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줄리아스탈트의 F DR모델. 개인적으로 타미오가라… 이런 건 진짜 마음에 들어. 기본적으로 빈티지 타르트 옵티컬을 표방하는 브랜드라면 반드시 등장해야 하는 모델 3대장이 있다. 바로 Arnel, FDR 그리고 Bryan이다. 3 리벳 프렌치 빈티지의 미국판 버전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모델을… 팔지 않는다고 해서 내놓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무리 아넬의 디자인만 잘 팔린다고 해도…

역시 타르트 3대장의 한 명인 줄리아스탈트의 Bryan 모델.변형된 아메리칸 웰링턴 디자인 중 AO의 Flexi-Fit 다음으로 좋은 모델이다. 실제, 빈티지 모델도 많이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원판보다는 엔드피스의 하단에 약간 곡선을 그리는 부분이 있다. 전체적으로 줄리아스탈트는 사소한 디테일 면에서 변형을 준 부위가 돋보이는 편이다. 그리고 그런 요소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T.O.A 타르트옵티컬 아넬 브랜드. 정말 아넬류를 선택하는 인간들이 선택장애가 될 만큼… 넘치고 있는 아넬 홍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이미 포스팅한 적이 있으므로 디테일한 설명은 좀 배제하고… 예전의 미국 타르트… 그러니까 OTE 타르트의 일본 내 제작을 담당했던 쪽에서 진행하는 브랜드임을 알 수 있는 포인트가 꽤 곳곳에 나열되어 있다. 이 컬러 역시 오래된 OTE 타르트 잔재가 느껴지며,

이 색상도 한때 출시된 적이 있다. 본인은 이 컬러와 퍼플 무광 컬러로 EX-Man 모델을 각각 가지고 있었다.^^ 오래된 안덕들 중 OTE 좋아한다고 수집한 인간들은 아마 기억할 것이다. 세상 이야기로는 미국에서 준비하여 OTE 타르트를 이탈리아에서 만들어 국내 발매한다고 합니다만.. 사실 이렇게 되면 그냥 사이좋게 다 같이 팔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었다. 그런데, 국내의 브랜드도 더 많은 아넬을 만들어 버린다.~비꼬는게 아니라 정말 그게 더 좋은거 같아 그러면 좀 더 치열하고 재밌지 않을까…~

손님 닥나무를 온몸으로 버틴 후 한숨을 내쉬며 잠시 쉬는 남대문 아이디어손 사장. 자 이제 놀랄만한 무언가를 빨리 보여달라고 했더니..

뭔가 짓궂은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그였다. 이건 마치… 구할 수 없는 장난감을 혼자 사 가지고 와서 동네 아이들에게 자랑하는 재수 없는 초등학교의 반장색을 떠올리게 했다.

드워프의 그렇게 두껍고 짧은 손가락은 이제 화살표 대신 아래를 가리키고.

구두가 보였다. 루이비통의 디렉터이자 오프화이트의 우두머리인 버질 아블로와 나이키의 첫 콜라보레이션!!! 10가지 모델, 더텐 중 하나인 나이키 프레스토!!! 와 갖고 싶다 부럽다 질투난다 화난다 이런 감정의 도가니가 내심 끓어오르는 레어템이구나라고 되묻고 있었다.

몰라… 버짐 아부 론지 바질 디아 불로인지… 신발은 관심 없어 나이키는 데이브레이크라도 신으면 된다. 태그라도 뺄셈… 이라고 말하면…두사람의 취향이 완전히 다른것을 느끼면서..같은 공간이지만 사실상 서로 다른 세계에 있다..라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서로 얼이 빠진 뒤 그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나 오늘 김치찌개 먹고 싶어. 돼지고기를 잔뜩 넣고, 자신도 구두를 보고 별 관심이 없었기에, 허튼 마누라 심부름꾼인 남대문 가마골에 대형 만두 30개를 사들고 돌아왔다. 이곳에 온 목적이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남대문의 아이디어 방문기였다. 희귀템을 봐도 눈길이 안 돌아가는 본인을 보고 남들이 내가 안경 맨날 바꾸는 거 1g도 신경 안 쓰는 거나 다름없네.. 하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많이 신고 있는 신발이 나이키다. 하지만 될 수 있는 대로 택은 떼고 신도록… 나이키 마니아들은 이런 무개념 발언을 질타하지 않기를 바라며. 왠지 안경 쪽은 나이키 마니아가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