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는 감독의 차별적 시선영화 ‘도어록’, 실제

 시나리오에 인물 정보가 80% 이상 없어도 작가는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p.136)-실전에 강한 시나리오를 쓴다.(시공아트, 2018)

영화 도어록의 실패는 주인공 경민(공효진)에게서 발생한다. 감독 이권은 마치 경민에 대해 모르는 이웃처럼 무책임하게 탐색한다. 관객은 결국 경민이 어떤 여자인지 모른 채 엔딩 크레디트까지 봐야 하는 곤혹스러움에 빠진다. 감독의 관심은 경민이 아니라 경민을 지배하는 공포와 폭력이다.

물론 폭력의 주체는 남성이다. 꼬리를 흔드는 것처럼 보이는 경민을 호시탐탐 노리는 남자들이 무슨 폭력을 휘두르며 도취해 가는지, 감독이 그 추락과 분열을 전시하며 열광하는 사이 경민은 죽는다.(사고지만) 그녀 때문에 동료가 다치거나 숨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직장생활마저 위태로워지는데 경민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영화는 경민이 어떤 문제 해결도 못하게 옭아맨다. 남자들에게 시달리면서도 도움을 청하는 경민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관계에 조직에 폐녀가 되고 만다. 영화는 경민의 윤리를 삭제시킨 자리를 공포와 눈물로 채운다. 이것이 현실의 투망과 외치는 영화의 태도, 철저한 남성 중심 프레임이다.

또 목공 노동자, 경비원을 용의자의 범인으로 내세운 점, 빈자의 은행 소동, 여직원 사이의 혐오 설정에서는 감독의 빈부, 성, 직업에 대한 이분법적 시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도어악의 실제 공포는 경민이 받는 주거침입이 아니라 감독 이권의 차별적 시선이다. 피로 난자된 사투로 몸부림친 경민의 고통을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불쾌감, 한국 영화의 한 안타까운 퇴보.